

故 크리스토퍼 리(1922~2015)
겨울전쟁 당시 핀란드를 지원하는 의용병으로 참전하였으며, "하늘의 기사"인 전투기 조종사가 되고 싶어서 영국 공군에 지원하여 비행 훈련을 받았지만, 두 번째 비행 훈련 중 시신경 문제로 비행부적합 판정을 받아 훈련을 중도 탈락했다. 또한 스파이 일에도 지원했지만 너무 키가 크고 잘생겨서 눈에 너무 띈다는 이유로 탈락했다. 이후 그는 뭔가 건설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공군 정보병과로 전과한다. 임관 후 북아프리카 전역과 이탈리아 전역에서 일선 비행대대 정보장교로 근무했으며, 전쟁 마지막 해에는 공군본부에서 전략폭격 목표물 작전 기획 업무를 맡았다. 전후에는 1년간 전범 조사 부서에서 근무한 후 전역했다. 그는 전쟁 중 특수작전집행부(SOE)와 장거리사막정찰대(LRDG), 공수특전단(SAS) 소속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고 언급했지만 항상 이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회피했다.
전시의 경험 탓인지, 머리를 맞아 죽을 때와 가슴에 칼이 찔려 죽을 때의 연기를 다르게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가슴에 칼이 찔렸을 경우 숨이 빠져나가는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반지의 제왕: 왕의귀환》 확장판 관련 인터뷰 중에 실제로 보여준다.
이 이야기를 처음 했던 피터잭슨 감독은, 《반지의 제왕》 촬영 당시 크리스토퍼가 사루만역을 맡아 죽는 장면을 찍을 때 그 경력을 체감했다고 한다. 그가 크리스토퍼 리에게 찔려 죽는 연기를 할 때 "아악!"하면서 죽는 소리를 내라고 하자, 리는 "아니, 아닐세, 사람이 찔려 죽을 때는 그런 소리가 나지 않아."라고 말했다. "그건 어떻게 아시는데요?" 하고 잭슨이 물어보자 참전용사였던 크리스토퍼 리는 세계 대전의 이면을 들려주면서 "나는 들어본 적이 있으니까. 그리고 뭘 해야 하는지(어떻게 연기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지."라며, "사람은 칼에 등을 찔리면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네. 실제로는 공기가 폐에서 빠져나와 큰 소리 없이 '신음'을 하거든."라고 설명해주었다. 피터 잭슨은 본인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아는 크리스토퍼 리에게 더 이상 지시하지 않았고 크리스토퍼 리는 말한대로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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